제자리를 지켜라. // 황우 목사 백낙은()

 

우리 모두에게는 제자리라는 게 있다.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있고, 장관은 장관이라는 자리에 있다. 동시에 가정에서도 어머니는 어머니의 자리가 있고 아버지는 아버지의 자리가 있으며 자녀는 자녀로서 있어야 하는 자리가 있다.

 

문제는 자기가 처해야 하는 자리에서 이탈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마땅히 있어야 하는 자리, 아내나 남편의 자리, 부모로서의 자리와 자녀로서의 자리를 이탈하거나, 학생이 학생의 자리, 선생이 선생의 자리를 벗어날 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군인도 그가 처한 자리에서 이탈이 바로 문제로 이어져서 탈영병이 되기도 하고 관심병사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든 날 가장 긴박한 골든타임에 대통령이 7시간동안 자리를 이탈했다는 여론 때문에 푸른 집에서도 곤혹을 치루고 있는 듯하다. 만약 대통령으로서 그 거취에 대하여 떳떳하다면 이러이러하였다고 밝히면 될 일을 그렇게 하지 않으므로 인하여 일본 신문에서 까지 대서특필하게 되었고, 결국 소송 사건으로 번지고 국제문제로까지 비화한 것이다.

 

사람이 자기 자리에 대하여 소중함을 망각하거나, 안일에 빠지거나, 타성에 젖을 때 자기 위치를 상실하거나 태만해 지기 쉬운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큰 불행을 초래하는지 이번 세월호 사건이 너무나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선장이 선장의 자리의 소중함이나, 대통령이 대통령의 자리의 소중함을 망각하였기 때문에 수백 명의 생명을 잃고 말았기에 하는 말이다.

 

성경 누가 복음에 보면 집을 나간 아들의 비유가 있는데, 둘째 아들은 아버지의 명을 거역하고 자기의 자리를 이탈하여 외국으로 나가고 말았다. 자기 자리를 이탈 할 때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둘째 아들은 자기의 자리에서 벗어남으로 인하여 곤핍(困乏)이 찾아와 결국 돼지와 동거할 수밖에 없는 동물의 세계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그 원인이 바로 자기 집에서 아들의 위치를 포기하였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을 깨달은 둘째 아들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때 비로소 자기는 물론 모든 구성원들이 평안과 기쁨, 그리고 평화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

 

인간은 본래 하나님의 집에서 아들딸의 위치에 있었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하나님의 품을 떠났기 때문에 죄와 악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을 예화로 표현한 것이리라. 자기가 자기의 자리를 떠났다는 것을 아는 순간부터 할 수만 있으면 빠르게 원위치하여 자리를 돌이키는 괘도수정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다시 하나님의 자녀의 위치를 회복하는 것을 우리 기독교에서는 회개라고 말한다. 이러한 회개야말로 더할 수 없는 기쁨이요 즐거움이기 때문에 탕자의 아버지로서는 잔치를 베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리를 지키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을 덮으려고만 하거나 숨기려고만 하고 있을 때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은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이다. 있어야 할 자리를 이탈한 채로 그대로 나가다가 사탄이 되고만 천사도 있다고 성서가 전한다. 그 결과는 그 인격이 동물과 악마의 세계로까지 전락하고 만다는 사실이다.

 

이같이 인간은 본래적인 하나님의 형상을 잃어버리고 비 본래적인 자아를 지니게 되므로 인하여 형벌 아래 놓이게 되었기 때문에, 돌이켜 본래적인 자아를 회복하는 것만이 우리가 행복을 누리는 길이며, 이 길만이 영광과 참 생명으로 통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Posted by 삼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