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注山池)의 왕버들

 

조선 경종 원년(1721년)에 완공한

청송 부동면 주산지의 왕버들

무슨 걱정 근심 그리도 많아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속에서

어깨 죽지 길게 늘어뜨리고

그렇게도 깊은 우수에 젖었는가.

 

300여년 고요와 벗했건만

겨드랑이까지 길을 내고

하루에도 몇 백 명씩 찾아와

명상을 방해하고 코털까지 뽑으니

견디다 못해 뿌리 채 말라

고사목으로 물을 머금었구나.

 

봄, 여름, 가을, 겨울

물안개 피는 산정(山亭)호수에

몇 거루 남은 청아한 너의 모습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문명에 밀려나는 너를 보며

가슴조리는 회한으로 남는구나.

 

* 주 : 주산지 보수작업 : 주산지의 보수 작업을 위해 물 빼기를 한다고 합니다. 년말 까지는 출입을 금한다 하네요.(2013년 11월 18일 현재)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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