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롱꽃

카테고리 없음 2018. 6. 26. 10:16

초롱꽃. // 황우 목사 백낙은.

 

다소곳하게 고개 숙이고

가지런히 등불 밝힌 채

사립문 내다보는 초롱꽃 아씨.

 

춘삼월 봄바람도 지나가고

오뉴월 훈풍이 부는데

때늦은 정분이라도 났는가!

 

초경(初更) 지나 삼경(三更)인데

허리가 다 꼬부라지도록

여태 첫사랑을 기다리는가!

 

눈에 버팀목 지르고

신랑 기다리는 다섯 처녀처럼

애간장이 다 녹는구나.

 

다시 올 기약도 없는 임

밤새워 기다리는 심사(心事)

차마 못 할 일인가 하여라.

 

* 초경(初更) : 하룻밤을 다섯으로 나눈 맨 첫째의 부분저녁 7시에서 9시 사이.

* 삼경(三更) :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를 말한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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