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보래가 거칠다. // 황우 목사 백낙은.

 

김장배추 절이려고

바닷물 퍼 오려 나섰더니

인적 끊긴 해변은 고즈넉하고

잡동사니들 여기저기 널려

을씨년스럽기 그지없다.

 

옛날 우리 아베

내가 잘못을 저질러도

나를 책하지 않으시고

땅바닥을 매질하셨는데

바다도 갯바위만 매질하시네.

 

주인 허락도 없이

바닷물 여남은 통 퍼고

뒤돌아보니 바닷물이 줄었다.

 

자연은 조물주께 빌려 쓰는 것

고이 쓰고 돌려 드려야 하는데

오늘따라 파도보래가 거칠다.

 

* 고즈넉하다 : 고요하고 적막한 상태.

* 파도보래 : 파도가 일으키는 물보라.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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