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님이 다 준비해 두실 거예요. (2019728)

 

오후에 둘째와 함께 내일 병원에 가져갈 것들을 챙기는 소리를 아내가 들은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아내가 눈에는 이슬이 맺혀 있고 걱정이 태산이다. “내일 병원 가는 것 때문에 걱정이 되어서 그래? 하고 물었더니 금방 눈을 껌뻑인다. 다시 한 번 더 물어도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 걱정하지 마! 우리 주님이 다 알아서 하실 거야!”라면서 달랬다.

 

나도 걱정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또 병원에 가서 아내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불안감도 엄습해오고 괜히 마음이 우울해 진다. 그 우울 감을 떨쳐내려고 아내에게 가곡을 불러주려고 고향생각 첫 소절을 부르는데 그만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아무리 진정해 보려고 해도 안 된다. 그래서 복음 송을 불러 보려고 해도 마찬가지고, 찬송을 부르려 해도 눈물을 멈출 수가 없다.

 

아내는 무슨 큰일이라도 났는가 싶어선지 내 얼굴을 빤히 처다 보고 더 걱정을 하는 눈치다. 그래서 아내를 불안하게 하지 않으려고 안방을 뛰쳐나오고 말았다. 이럴 때 누구하고 전화라도 한 번 하고 싶고, 카톡이라도 주고받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할 데가 없다. 과연 80평생 그런 친구하나 사귀어두지 못하고 무엇했는가 싶다. 결국 인생은 혼자 싸우는 싸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때 마침 옛날 전도사로 섬겼던 교회의 신자였던 강 여사에게서 카톡이 왔다. 물론 어디서 퍼온 글이라는 것은 알지만, 오늘 내 상황에 딱 맞는 글귀라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어려운 문제와 힘든 시간을 겸허히 받아들이세요. 지나고 나면 모든 것들은 그들만의 의미가 있습니다. 걱정은 적게, 희망을 많이 가지세요. 눈물 나는 시간보다 웃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라는 것이다.

마치 하나님께서 내 사정을 아시고 내 종 백낙원이가 많이 외로워하고 있으니 네가 좀 위로해 줘라!”고 명령을 하신듯하여 감사하면서 황송하여 소름이 돋는다.

 

저녁에는 백성태 목사님이 내 페북에 다음과 같은 댓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백낙원 목사님! 삼복더위에 정말 대단하십니다. 너무 덥기도 하고, 일도 조금 있고 해서 자주 연락 못해 죄송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목사님의 정성이 헛되지 않고 회복될 것입니다. 어느 전문 간호사인들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 교회 갔다 와서 폐북을 펼쳐보니 눈물이 나서 그냥 보기가 힘 드는군요. 때마다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목사님 힘내세요.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를 기도합니다.”고 하셨고, 전화까지 해 주셨다. 이런 고마운 인연의 동역자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내일은 병원에 가야하기 때문에 운동도 생략하고 일찍 재우려 했지만, 전과 달리 잠을 이루지 못한다. 역시 내일 병원에 가는 것이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그래서 아내에게 여보 걱정하지 말아요. 하나님이 다 준비해 놓으실 것이에요.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모리아 산으로 갔지요. 그 때 이삭이 아브라함에게 번제로 드릴 양은 어디 있습니까? 라고 물었지요. 아브라함이 대답하기를 하나님이 다 준비하실 것이다.”라고 했어요. 하나님이 이삭 대신에 양을 한 마리 준비해 두셨잖아요. 이와 같이 하나님이 다 준비해 두실 거예요.”라고 설교? 까지 하면서 달랬지만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한다. 금방 눈을 붙였다가도 다시 뜨곤 해서 11시가 넘어서 아내가 잠을 자도록 눈에 안약을 넣어 주고 불을 꺼버렸다. 아내도 아내지만 나도 좀 일찍 쉬어야하기 때문이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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