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의 당신께.
오늘은 제가 단도직입적으로 당신께 묻겠습니다.
과연 당신이 내가 70여 년이 넘도록 몸 받쳐 섬긴 그 하나님이 맞으신가요?
정말 내가 그토록 아버지라 부르짖던 그 하나님이 맞으신가요?
그러시다면 왜 요즘 귀를 막고 고개를 돌리시나요?
당신이 언제 한 번이라도, 오냐! 그래라! 하고 기분 좋게 응답하신 적 있으신가요?
목사 되게 해 주세요! 라고 기도한 것도 20년이 넘어서야 응답해 주셨잖아요.
그래도 제가 한 번이라도 불평한 적이 있었나요?
목회할 때도, 네 뜻대로 해봐라! 하고 허락하신 적이 있었나요?
모두 당신 맘대로 하셨잖아요!
나도 탕자의 형처럼 당신께 하고 싶은 말 많답니다.
당신이 언제 한번 늘어지게 자라고 내 버려두신 적 있나요?
친구들과 즐기라고 양이라도 한 마리 잡아 주신 적이 있으신가요?
낙원아! 참 잘했구나! 하고 칭찬 한번 하신 적이 있으셨나요?
그래도 저는 항상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잖아요?
이제 그렇게 빌지 않을 겁니다.
내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당신 맘대로 하실 건데요 뭘!
이제 나도 배짱 한번 부려 보겠습니다.
오늘부터는 당신과 각방입니다.
그냥 교회도 나가서 예배도 하고,
밥상 앞에서는 체면치레로 고개 한번 숙이겠지만,
잠잘 때는 돌아눕겠습니다.
이제 아무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죽이든 살리든 당신 맘대로 하십시오.
여든을 훨씬 넘겼는데 무슨 여한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당신이 부르시는 날 당신 앞에 가서
당신 보좌를 붙잡고 “그때 왜 내게 그렇게 가혹하셨는지!” 따질 겁니다.
하나님.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 때문에 난리이잖아요!
미얀마나 이스라엘에서도 큰 불상사가 났더군요. 거기도 돌보셔야 하잖아요?
바쁘신 분이라는 것 알기에 더 오래 붙잡고 푸념하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당신의 무익한 종 백낙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