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복은 아주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 황우 목사 백낙원.

 

누구나 잘 아는 세계 명작동화 중에 벨기에의 극작가이면서 시인인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 1862~1949)가 쓴 파랑새라는 동화가 있다.

이 동화를 보면, 가난한 나무꾼의 아이들인 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기 위해 추억의 나라, 밤의 나라, 미래의 나라 등 환상적인 세계를 두루 여행하지만, 그 많은 여행에도 불구하고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를 찾지 못하고, 결국 지쳐 집에 돌아와 보니, 그토록 찾던 파랑새는 바로 자기 집에서 기르던 비둘기였다는 내용이다. 이 동화가 전 세계에 널리 퍼지면서 파랑새가 행복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 동화가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교훈은 분명하다. 행복이라는 것은 과거를 추억하는 것도, 현재 밤의 나라를 즐기는 것도, 그리고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며, 그리고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데 있기 때문에 가까운 데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당부라고 여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의 파랑새가 멀리에만 있는 줄 알고 그 파랑새를 찾으러 산을 넘고 물을 건너며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을 보곤 한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그 파랑새라는 것을 잡고 보면 이미 가정이 파괴되었거나, 건강을 잃어 버렸거나, 되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실패자가 되어 때늦은 후회를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그러나 가까이서 찾으면 너무나 많은 행복이 오종종하게 맺혀 있음을 발견할 것이다.

 

어제 감자를 캤다. 감자를 심은 지 두 달 남짓 되었는데도 감자가 많이 달려 수확의 기쁨을 만끽(滿喫)했다. 지난봄에 밭 갈아 쪼가리 감자를 심었더니 한 뿌리에 적게는 5~6, 많게는 열 개도 더 달린 것도 있다. 감자를 두세 쪽으로 쪼개서 심은 것을 감안하면 무려 2~30배의 축복을 안겨 주신 것이다. 이 기쁨은 농사꾼이 아니면 맛볼 수 없는 행복일 것이다.

캔 감자는 다해봐야 열상자도 안되기 때문에 돈으로 따지면 몇 푼 안 되겠지만, 내 손수 농사한 감자를 금방 삶아서 먹는 즐거움이야말로 표현하기 힘든 행복이다.

 

그뿐 아니다. 요즘에는 일하다가 들어와 다른 반찬이 없어도 정수기에서 나오는 찬물에다 밥을 말고, 농사지은 고추나 도라지, 더덕을 캐다가 된장에 찍어 먹는 맛은 어디에도 비길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 집은 반찬 걱정은 별로 안 한다. 밭에만 나가면 토마토, 오이, 피망, 가지, 상추, 들깻잎, 호박잎 등 채소가 지천이다. 그리고 간식도 감자를 비롯하여 제철에 나는 살구나 복숭아, 자두, 오디, 블루베리, 복분자(覆盆子) 등 여러 가지 과일들이 있다. 거기다가 마누라의 정성이 가미된 된장찌개에 애호박을 썰어서 보글보글 끓여 먹는 맛은 바로 행복 그 자체라 여긴다.

 

오이씨 하나 심으면 수십 개의 오이를 따먹을 수 있고, 방울토마토 씨 하나에 수백 개의 토마토가 열린다. 나는 단지 씨를 심고 김을 맸을 뿐인데, 하나님이 때를 따라 수십, 수백 배의 복을 주시는 것이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말이다.

이같이 행복이란 무엇을 많이 거둬들여서가 아니다. 돈을 많이 벌어서도 아니다. 비록 적은 양()이라 해도 하늘이 내려 주시는 축복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사의 눈물이 맺힌다.

 

그리고 성경에 보면 네 집 내실에 있는 네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상에 둘린 자식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로다.(시편 128:3)라는 말씀이 있다.

행복이란 것은 장차 복권에 당첨되거나, 목표한 바를 성취하거나, 성공한 후에 오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일상적인 것, 그리고 지극히 작은 일에서 감사를 찾고, 지극히 가까운데서 행복을 찾을 때, 바로 자기 마음속에 이미 와 있을 것이며, 내실과 밥상머리에 앉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잊지 말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지금 보다 더 많이 올라갈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Posted by 삼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