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송(紅松) // 황우 목사 백낙은.
세상 모두 칙칙한 얼굴인데
왕자(王子)의 기상인가
양귀비의 나신(裸身)인가
붉은빛 고고한 자태로
홀로 독야청청(獨也靑靑)하는구나.
고운 결에 견고한 심지는
사또의 칼날에 굴하지 않은
춘향 닮은 한결같은 절개로
구중궁궐 직조(織造)하던 너
지금도 산천을 호령하는구나.
천만이 하여가(何如歌)를 불러도
단심가(丹心歌)로 답하는
포은(圃隱)의 기백이
네 핏속에 응어리로 남아
한 세상 금수강산을 노래하려무나.
* 홍송 : 금강송, 춘향목, 황장목이라고도 하는데 나무가 붉고 결이 고와 궁궐을 건축 할 때 사용했던 소나무이다.
* 하여가(何如歌) : 고려 말기, 이방원(李芳遠)이 정몽주(鄭夢周)의 마음을 떠보고 회유하기 위하여 지은 시조.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 만수산 드렁 칡이 얽혀진들 그 어떠리 /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 년까지 누리리라”는 시이다.
* 단심가(丹心歌) : 포은 정몽주 선생이 이방원의 하여가에 회답으로 읊은 시인데,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