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橫說竪說). // 황우 목사 백낙은(원)
나는 1960년대 중반부터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그 결과로 비교적 일찍 원동기면허로부터 1종 보통면허, 1종 대형면허까지 소지하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소달구지를 타고 다니기도 했지만, 보통 걸어서 다녔다. 그러다가 내가 처음 자동차를 탔을 때는 스틱형의 수동식이었다. 파워핸들이 아니어서 운전대를 돌리는 것도 무척 버거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중에 파워핸들이 나오더니, 완전 오토매틱에다가 이제는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나오고 있는 것을 본다.
그뿐 아니라 요즘 새로 출시되는 핸드폰은 웬만한 카메라보다 더 좋을 뿐 아니라, 영어를 즉석에서 번역해 주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장착되어 있어 편리하기가 말로 다 할 수 없을 지경이다. 공장의 기계도 자동으로 바뀌고 있어서 사람이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런 모든 기기가 전기로 작동하는 것이고 한정된 탄소연료로 작동되는 것이라, 만약 전기나 탄소연료가 바닥이 난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과학의 발달로 더 좋은 방법이 나오겠지만 현재로서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옛날에는 전기나 탄소연료가 없어도 잘도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만약 단전된다면 모든 전기기기가 무슨 소용이겠으며, 그러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상상하기조차도 싫어진다. 더 큰 문제는 지나친 의존증이라 하겠다.
전기 의존 증을 비롯해 부모 고착(固着), 자동차 고착, 핸드폰 같은 각종 기기 고착 등등이다. 오늘날 많은 젊은이가 서른이 넘어 마흔이 다 되어도 마마보이(mama’s boy)로 사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과거엔 모든 삶의 노하우를 머리에 입력시키는 수밖에 없었지만, 요즘엔 기기 의존도가 높아져서 사람들이 타인의 전화번호는 물론 자기 아내 전화번호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이대로라면 로봇이 밥을 해주고, 알아서 음식을 먹여주고, 잠재워 주며, 빨래도 해주고, 아기도 길러주며, 살림살이까지 다 해주는 시대가 오고 말 것이다. 앞으로 로봇 혁명의 여파로 인간의 활동 범위가 더욱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의 인간은, 어린이들이 자주 그리는 외계인처럼, 손발은 어린 아기요, 머리는 가분수이며, 배만 볼록한 기형아가 될 것이 아닐까 싶다.
그뿐 아니다. 인구가 차츰 많아지다 보니 집단분노의 발작으로 입에 담지 못할 각종 범죄가 일어남은 물론, 모두가 배타적이 되어 다른 사람을 지배하거나 억압하지 않으면 내가 억압당하고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있는 것 같다.
공생공존의 심성은 사라지고 유아독존의 사고가 인간을 지배하고 있어 자꾸만 대량 살상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라 여겨진다.
어떻든 인간은 지금 그 생활반경이 점점 좁아지고 있으며,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는 생각이다. 만약 인간이 다시 원시 상태로 돌아간다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긴 하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이런 모든 고착 증을 조금씩 고쳐 나가는 연습이라 하겠다.
이렇게 말하면 “걱정도 팔자”라고 하실 분도 있겠고, “내일 걱정 내일 하라”고 하실 분도 있겠지만, 내가 자꾸만 바보가 되어간다는 생각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