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10월 1일(화)
어젯밤에는 아내가 별 탈 없이 잘 잤다. 그러나 내가 오히려 잠을 이루지 못해 뒤척이느라 2시를 넘겨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날 기운도 없지만 아내의 밥을 챙겨 주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일어났다.
먼저 아내의 왼손에 끼워둔 장갑을 잠시 벗겨 주었더니 자연스럽게 팔을 올려 이마에 손을 댄 채 자고 있었다. 사진을 찍어서 가족 카톡방에 올렸다.
아내가 침대에 누워있으면서도 내가 안 보이면 눈을 돌려가며 나를 찾곤 하는데, 어떻게 요양원 좁은 골방에 혼자 두겠는가? 상상하기도 싫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리고 늘 하는 일이지만 오늘도 아내의 뒷바라지를 하고 나니 10시가 넘었다. 그러나 아직도 변을 보지 않았고, 팔다리 운동도 남았다. 자고 있는 아내를 깨워 팔다리 운동을 시키고 나니 11시가 넘어있었다.
그리고 점심 식사시간이 되어 아내를 보고 “당신 밥 데워가지고 올게”라고 하면서 “당신이 빨리 일어나 내 밥상 차려 줘야 돼”라고 하였더니 오히려 내 눈에서 눈물이 쏟아진다. 아내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급히 일어나 방을 나오고 말았지만, 사실 나도 누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을 나이인데, 그렇지 못하다는 생각 때문에 서글픈 생각이 든 것 같다.
전에는 밥상을 차려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한 식탁에 앉아 같이 밥을 먹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행복인줄 몰랐다. 내가 내 밥상을 차려 먹는 처지가 되고 보니, 앉아서 밥상을 받는 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아내가 차려주는 밥상을 받을 때가 다시 올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