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1223()

어젯밤은 차라리 악몽이었다. 아내의 목에 가래를 빼기 위해 열 번이 넘게 석션을 해야 했다. 아내도 나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무엇 때문일까? 방안의 수분이 너무 많아서 곰팡이 균의 증식 때문은 아닐까 하여, 자다가 일어나 가습기를 사온 날을 확인해 보니 지난 11일 날 가습기를 사왔고, 중환자실에 간 날은 14일이다. 그래서 방안에 폭포 식 가습기는 청소가 어려워 제거하고, 또 새로 사온 가습기도 끄고 대신 물수건을 두어 장 더 걸었다.

그러는 중에도 아내에 대하여 불만이나 원망보다는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내가 대단하다고들 말하지만 아내가 내게 봉사한 54년 세월에 비하면 1년 몇 개월이 뭐가 그리 대단한 것이란 말인가! 오히려 내가 아내를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 다행처럼 느껴진다.

아침 식사 후 아내에게 병원에서 처방해준 약들을 투여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전에 두 번만 석션을 했을 뿐인데 아내가 잠을 잘 잔다. 그래서 오전 운동도 생략하기로 했는데, 그 때마침 노회 임원이신 두 분의 목사님들이 방문해 주셨다.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오후에 혈압을 재어보니 152/83/71이나 된다. 어젯밤에 잠을 자지 못해서 그런가보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재어보니 141/84/78이다. 그래도 매우 높은 수치인지라 내일은 동네의원에라도 가서 처방을 받아야겠다.

그래도 아내의 운동을 쉴 수 없어 오후엔 아내를 태우고 신광을 거처 흥해로 돌아오다가 고현에 있는 어화소류지까지 아내에게 보여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밤은 엄마 품에 안긴 아기처럼 포근한 밤이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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