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년의 꿈.(제 8-8 회) // 황우 백 낙 은
많은 사람이 방독면 비슷한 것을 쓰고 있었으며, 더러는 조그마한 깡통분무기를 들고 다니면서 연신 코에다가 대고 분무를 하는 사람들을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었다.
“아가씨! 저 사람들이 쓰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코에 대고 분무하는 것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저것은 공기가 너무 오염이 되어 방독면을 쓴 것이며, 휴대용 산소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분무하는 것”이 라고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숨쉬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닌데 주위에서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주변을 살펴보았더니 짐승에게 무참하게 찢긴 어린 아기시체 하나가 썩어가고 있었다. 그 여인의 설명은 이러했다.
“실종되거나 행방불명이 되는 아이들이 많아, 그 숫자를 파악하기도 힘들고, 공권력의 위상이 땅에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경찰력만 가지고서는 질서를 유지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결혼식이라는 것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고, 힘 있는 사람이 아무 여자나 업어다가 살면 되는 세상이 되었으며, 더러는 동남아 인력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다가 노예처럼 부리며 산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저마다 권총 비슷한 것을 차고 다녔다.
“저 사람들이 차고 다니는 것들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더니,
“지금 이 사회가 폭력이 난무하다 보니, 기기묘묘한 방어용 무기들이 양산되고, 자기 능력에 맞는 방어용 무기를 소지하고 다닌다.”는 것이다.
숨쉬기도 어려워서 발길을 돌리려고 하는데, 무서운 이빨을 드러낸 멧돼지 한 마리가 무섭게 돌진해 오는 것이었다.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뛰어 보았지만, 발이 땅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사람 살려! 사람 살려!”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누구도 관심하는 사람이 없었다.
결국, 그 멧돼지가 내 다리를 덥석 물었고, 나는 앞으로 꼬꾸라져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여보! 여보! 당신! 웬 잠꼬대를 그렇게 심하게 해요.”
아내의 앙칼진 목소리가 내 귓전을 때렸다.
아내가 나를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나는 침대에서 떨어져 있었고, 온몸이 식은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아내를 보고 반가운 나머지 “당신 살아 있었구려!”라고 했더니
“내가 언제 죽었단 말이요”하고 소리치는 것이었다.
정신을 차려 보니 한 가닥의 꿈이었다. 2030년을 다녀와서인지 너무도 피곤해서 다시 잠자리에 들었으나, 또다시 뿌연 안개 덥힌 어느 낯선 거리를 헤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