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치 4씨.

카테고리 없음 2015. 4. 16. 20:11

* 34.

                                                            황우 목사 백낙원.

우리 장로교단에는 봄이 되면 파종주일이라는 게 있다. 참고로 올해는 412일이다. 파종주일은 곡식씨앗을 파종한다는 의미일 것이나, 우리가 씨앗이라고 할 때 각종 농작물의 씨앗만을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곡식 씨앗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는 죄의 씨도 있고 선의 씨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과 혈통 속에 운명적으로 두 개의 전통을 지니고 태어나는 것이라 여긴다. 그 전통은 아담의 두 아들에게서부터 확연히 구별되어 이어지는데, 가인은 향락주의, 문명제일주의자로 전쟁과 살인, 파괴를 일삼는 죽임문화의 시조가 되었고, 아벨은 평화와 경건의 거룩한 사랑의 열매를 맺는 살림문화의 시조가 된 것이라 하겠다. 전자는 파괴적인 헬라적사고의 전통이고 후자는 히브리적 사고의 전통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 인간의 마음속에는 저주의 강물줄기와 축복의 강물줄기가 동시에 흐른다는 말이다. 그러면 나에게는 이 두 가지 흐름 중에 어느 것이 더 강하게 흐르는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 사람이 어떤 씨를 계속해서 심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34씨를 자주 이야기 하였다. 3치라함은 염치, 재치, 눈치를 말함이오, 4씨라 함은 맘씨, 말씨, 맵시, 솜씨를 일컫는 말이다.

3치라는 것은 사람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예의염치가 있어야 하고,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재치로 잘 극복 할 뿐만 아니라, 눈치가 빨라야 공동체 생활이 원만 할 것이기 때문에 3치를 이야기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4씨라는 것은 콩 심은 데 콩이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난다는 천리를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마는 인간의 운명을 좌우하는 씨앗임에는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럼 먼저 맘씨부터 생각해 보자.

사람이 어떤 마음씨를 가지느냐에 따라 그 운명이 달라지는 법이다. 내가 젊을 때부터 정해 놓은 표어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맑고 밝고 바르게이다. 지금도 그렇게 살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다. 사람은 맘씨를 곱게 가져야 온전한 인격을 소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못하다면 불행은 그야말로 불을 보듯 명확한 일일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말씨이다.

물론 마음의 생각을 입으로 나타내는 것이 말이지만 부정적이고 비판적이며 전투적인 말씨는 결국 분쟁과 파멸을 낳고, 긍정적이고 온유하며 사랑스러운 말씨는 평화와 사랑을 싹트게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입에 재갈을 물려서 옳은 것은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하는 언어생활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맵시라는 것이 있다.

맵시라고 쓰고 맵씨라고 읽는다. 보편적으로 인간의 외적인 모습을 일컫는 말이지만 그릇이 반듯해야 그 속 마음씨가 반듯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씨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님들이 우물가에서 물동이를 이고 가는 처자의 맵시를 보고 며느리를 골랐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솜씨라는 것도 있다.

솜씨 또한 씨임에는 틀림없다. 솜씨 중에는 사람을 살리는 살림솜씨가 있는가하면 죽임솜씨도 있다. 이는 모두가 얼마나 정성을 다하여 씨를 심었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위의 이 네 가지 씨를 잘 못 심었기 때문에 저주의 강물이 우리 인간 속에 계속하여 흐른다는 말이다.

 

우리가 매일 매일의 삶을 살아가면서 한 걸음 걷고, 팔 한번 흔드는 것이 모두 씨앗을 뿌리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미래라는 것은 우연히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다. 내가 오늘 뿌린 씨앗의 결과가 내일이며, 오늘 나의 행동은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어제 나의 삶의 결과가 오늘이요, 오늘의 결실이 내일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님들이 라고 여겨왔던 네 가지는 물론 믿음과 소망과 사랑의 씨를 오늘 정성스럽게 심어 내일 축복의 열매를 거두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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