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준령 태산을 넘고 넘어
검은 법복을 입고 권좌에 앉아
올곧은 세상 만들려는 그들은
내가 항상 우러르는 님이었습니다.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이 되고
권좌에서 호의호식도 모자라
총칼로 백성을 위협한 그 님도
돌아올 기약 없는 길로 갔습니다.
날(日)을 시(時)로 바꾸고
내란 우두머리를 석방해 준 그 님도
한사코 주권재민을 망각하였기에
나와는 넘이 되었습니다.
그 넘이 유흥주점에 가서
뇌물에 향응을 즐겼다는
소식에 접하고 나서는
그 넘은 나에게 놈이 되고 말았습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비록 천천히 돌지만
확실히 부수고 갈아 버린다는 말대로
분명히 그놈들이 만백성 앞에서
버러지처럼 기어 다니는 꼴 보게 될 날 올 것입니다.
* 님 : 임(사모하는 사람).
* 넘 : 경상도 사투리로 남(타인)을 일컬음.
* 놈 : ‘사내’의 낮춤 말.(의존명사)